CAFE 7, 이름이 특이하게 숫자로 되어있는 카페에 다녀왔다. 무슨 의미가 있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그렇다고 카페 사장님인지 파트타이머인지 모를 직원 분들을 붙잡고 물어볼 수도 없는 모양이다.
어쨌건 이곳의 킬링 포인트는 가운데 위치한 미니 정원, 즉 ‘중정’에 있다. 주문을 받고 향긋한 커피를 내리는 바 바로 앞에 위치한 2인석 자리에서 바라보면 푸릇한 정원 뷰를 마주할 수 있다.
이제는 비가 오지 않는 한 대부분 맑은 날씨, 완연한 봄이 다가왔음을 느낀다. 별일이 없어도 드라이브를 가고 싶은 설레는 계절이랄까. 나이가 점점 드는 건지 외출할 때 두 손에 짐을 드는 게 귀찮아진다.
그래서 차키도 없이 다니려고 거금을 주고 스마트폰으로 차키를 넣어주는 기기를 샀는 데, 오늘만큼은 큰맘 먹고 클러치를 들었다. 프라이탁, 한 때 리사이클 브랜드의 원조격이었는 데 지금은 그저 패피가 되고 싶은 사람들의 흔한 아이템일 뿐이다. (나도 그렇다)
프라이탁 제품들이 값 비싼 쓰레기이기 때문에 (정말 쓰레기니까) 백팩을 가진 친구를 보면 괜스레 부럽기도 했는 데 이런 클러치나 자그마한 지갑 같은 것도 부담 없이 다가가기 좋은 아이템이라 생각한다.
FAEMA 커피 머신, 레트로 레드 컬러와 크림 화이트의 컬러 배색이 매우 인상적이다. 어떻게 읽는 지도 어떤 특징이 있는 지도 잘 모르지만, 그 옆에 ‘ILLY’ 로고와 밸런스가 참 좋고 컬러감이 유사해 유쾌함이 든다.
멀리 흰 벽에 갤러리처럼 그림들이 걸려있다. 흰 벽을 배경으로 인스타그램을 보면 사진들을 많이 찍는 데 얄궂은 봄 날씨라 그런지 단체 등산객들이 오셔서 멋진 갤러리를 시장통으로 만들어버리시는 마당에 이 우아한 분위기는 그리 오래가지 못하고 에어팟 프로를 끼울 수밖에 없었다. 우리는 나이가 들면 그러지 말자.
오늘의 마지막 기록, 서브웨이. 스테이크 & 치즈 샌드위치였는 데 그냥 BLT를 먹으려다 욕심을 부렸다. 요즘 개인 PT를 받는 데 나름 은연중에 ‘단백질’이라는 단어가 식사 시간에 챙겨야 한다는 생각을 의외로 매번 하게 된다.
너무 오랜만이라 첫 빵 주문부터 어리바리.. 왜 모든 서브웨이 직원들은 망설이는 고객들에게 항상 화가 난 말투로 압박을 주는 걸까. 우리는 압박을 받으면 더 머리가 하얘지는 데.. 미안하다. 서브웨이가 오랜만이라.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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